
“스마트폰이 '결과'에 집중하는 도구라면, X-하프와 같은 카메라는 '연주'처럼 촬영자가 기기를 조작하고 피사체와 교감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마이 마사즈미 후지필름 디자인센터 제품 디자인 그룹 수석 디자이너는 “사진을 찍고, 감상하는 행위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이야말로 스마트폰 시대 카메라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유한 오리지널리티”라며 이같이 말했다.
필름 카메라 감성을 담은 후지필름 X 시리즈 디자인을 총괄한 그는 40여년 카메라 디자인에 투신해 왔다. 이마이 디자이너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일상화한 시대에, 카메라가 단순히 시각 결과물을 얻는 도구가 아닌 '자기표현의 행위' 그 자체로 가치를 주는 도구로 정의했다.
이마이 디자이너가 강조한 '행위'의 가치는 후지필름 X 시리즈 특유의 아날로그 다이얼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됐다. 그는 '아름다움과 사용 편의성을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융합하는가'를 카메라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마이 디자이너는 “X 시리즈 상단 셔터 스피드 다이얼은 즉시성(속도)만을 고려하면 최고의 조작 장치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다이얼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부터 카메라 설정 상태를 항상 눈으로 알 수 있는 '아날로그의 매력, 다시 말해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지 여부가 후지필름 카메라 디자인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후지필름의 아날로그적 디자인 접근이 카메라 영상 기능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후지필름 X시리즈가 추구하는 '정교한 디자인'과 '아날로그의 매력'이 카메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첨단 카메라임에도 X 카메라 디자인 철학이 담긴 카메라 제품군이 출시돼 일본과 한국 등 다양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표 제품군으로 △영상용 미러리스 카메라 X-H2S △355그램 초경량 미러리스 카메라 X-M5 △1억 화소 라지 포맷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시네마 카메라 GFX ETERNA 55 등을 소개하며 이 제품들이 X 디자인 철학과 우수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사용자 감성에 맞게 최적화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마이 디자이너는 한국 시장에서 얻은 '영감'을 다음 제품 구상에 적극 반영, 새로운 가치 창출을 꾀하고 있다. 그는 “제품을 깊이 이해하고 질문하는 한국 사용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카메라 선택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식견을 가졌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마이 디자이너의 말처럼 후지필름은 본사 차원에서 한국 고객의 안목을 중시하고 있다. 후지필름이 지난달 이태원에 문을 연 글로벌 사진문화 플랫폼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는 카메라 제품 체험부터 렌탈과 사진 전시 및 커뮤니티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곳으로, 런던과 시드니, 멕시코 등에 이은 세계 6번째로 한국에 열었다. 국내 시장 중요성과 2030 세대 트렌드 선도력을 고려해 개관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마이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다음 제품에) 융합해 '애착을 가지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로 만들 것”이라며 “(친환경)소재 등 지속 가능한 제품을 고려 중이니,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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