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차이나 아트마켓,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 아시아 큰손 몰려

2025-11-14

11월 '아트상하이'위크 맞춰 미술행사 러시

웨스트번드 다양한 아트페어가 열기 견인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등 톱갤러리 참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프리즈서울이 해마다 9월초 한국을 미술의 열기로 몰아넣었다면 11월은 상하이 아트위크로 중국 상하이가 들썩이고 있다.

상하이 시는 11월 둘째주를 '아트상하이'라는 타이틀의 아트위크로 정하고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제를 개최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상하이비엔날레를 비롯해 롱미술관, 유즈미술관 등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개막했는가 하면 도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미술제와 아트페어가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하이 아트위크를 견인하는 것은 상하이 서안 지구 웨스트번드에서 지난 13일 개막한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이다. 세계적인 리딩 갤러리들이 다수 참가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유력 갤러리가 일제히 운집한 이 아트페어는 한국의 프리즈서울과 홍콩의 아트바젤 홍콩의 뒤를 잇는 아시아의 핵심 아트페어다.

웨스트번드 아트앤디자인이 개최되는 시기에는 서안 지구에서만 위성페어들이 매년 4,5개 이상 열리며 미술 열기를 돋운다. 웨스트번드 지구 뿐 아니라 상하이 징안지구에서는 전통을 자랑하는 아트페어인 '상하이 아트021'이 동시에 개막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과 합을 겨루고 있다.

상하이의 11월 아트위크에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내 수집기및 미술기관 관계자 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도 컬렉터들이 찾고 있다. 또 한국과 일본에서도 이 시기 상하이를 찾는 단골 고객이 형성돼 있다. 이밖에 상하이에 지점을 두고 있는 페로탕, 리슨, 화이트스톤 등 해외 유명 갤러리도 이 기간 중 가장 심도있는 기획전을 선보이며 상하이 아트위크에 파급력을 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는 세계 정상급 화랑인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타데우스로팍, 페로탕, 에스더쉬퍼, 마시모드카를로, 라이어리거울프 등 미국과 유럽의 갤러리들이 부스를 차리고 간판급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내걸었다. 이들 갤러리 부스에는 13일 오후 VIP프리뷰 시점부터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VIP 고객들은 갤러리측으로부터 사전에 전달받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유력 아티스트들의 작품 이미지와 작품설명을 현장에서 실제 작품을 보며 확인하며 구매를 최종 결정짓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화랑으로 프리즈서울에서도 매번 출품작 대부분을 판매하며 성과를 거둬온 타데우스로팍 갤러리는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거꾸로 그린 인물화'로 잘 알려진 독일 작가 바젤리츠의 2.5m가 넘는 대형 회화와 안토니 곰리의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등을 출품한 이 화랑은 개막 첫날 미국 작가 알렉스 카츠의 백합을 그린 연작 회화와 멘디 엘-사예의 네트-그리드 스터디 회화 시리즈를 모두 판매했다. 또 여타 작품들도 예약이 이뤄졌거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타데우스로팍의 던 주 아시아담당 총괄 디렉터는 "이번 주 상하이는 수많은 전시와 이벤트가 쏟아지며 활기가 넘치고 있다. 그 열기는 페어장에서도 그대로 느껴지는데 컬렉터들은 지난해에 비해 좀더 작품들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개막일 일부 작품이 이미 판매됐고, 상당수 작품도 반응이 좋아 안정적인 판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웨스트번드에서 현지 컬렉터 및 기관과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올해는 한국,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전역의 컬렉터들과 유럽과 미국에서도 방문객이 찾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 기반의 다국적 화랑인 하우저앤워스 부스에는 세계 각국에서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각과 회화가 나와 컬렉터들의 낙점을 받았고, 중국 작가 장엔리의 리드미컬한 대형 회화도 첫날 예약이 이뤄졌다. 또 한국작가 최초로 하우저앤워스 전속이 된 이불의 회화도 구입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최근들어 하우저앤워스와 결별한 조지 콘도의 인물화가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서는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당초 하우저앤워스 측은 조지 콘도의 대표작 중 하나인 대형 인물초상을 상하이 페어의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내건다고 고객과 언론에 이미지와 함께 사전 릴리즈한 바 있다. 그러나 조지 콘도가 최근 급작스레 독일 갤러리 스푸르스 마거스로 이적함에 따라 작품 출품을 전격취소했다. 하우저앤워스의 타라 리앙 아시아 홍보&마켓팅 팀장은 "작가와 계약이 마무리된만큼 조지 콘도의 작품을 거는 것은 적절치 않아 출품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영국을 대표하는 화랑인 화이트큐브 부스에는 유명작가 안토니 곰리의 인간을 다룬 대표 조각이 나와 판매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고, 또 수십억원대를 호가하는 바젤리츠의 대형 페인팅도 구매가 거의 성사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의 리딩 갤러리인 마시모드카를로는 중국 작가 얀 페이밍이 그린 초대형의 붉은 빛 부르스 리 초상화를 내걸어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홍색의 부르스 리 인물화 앞에는 한국 작가 이수경의 차분하면서도 유니크한 조각 '번역된 도자기'가 설치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수경은 최근 미국 미술관 전시 등을 가지며 국제무대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베를린 기반의 명문 화랑 에스더쉬퍼 부스에는 우고 론디노네의 스톤 형상의 컬러풀한 브론즈 조각이 나와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유력 컬렉터가 낙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유럽 화랑인 마이어리거울프 갤러리에는 아시아 컬렉터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미리암 칸의 회화 연작이 출품돼 VIP 고객들이 앞다퉈 찜을 하고 있다.

미국 뉴욕 우스터가에 본점을 둔 이브양 갤러리는 꿈을 꾸는 듯한 독특한 소녀 인물화로 인기가 높은 아나스타즈 앤더슨의 대형 회화 등을 판매예약을 마쳤고, 갤러리콘티누아도 안토니 곰리의 조각과 우랄라 이마이의 회화 연작 중 일부를 판매하는 등 초반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일본 화랑으로 쿠사마 야요이와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오타파인아트의 부스. 쿠사마의 노란 호박 조각이 눈길을 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2025.11.13 art29@newspim.com

한국에서도 아라리오갤러리와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그림손이 참가해 중국및 홍콩, 싱가포르의 주요 컬렉터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에는 이진주, 노상호, 옥승철 등의 작품이 중국 현지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수집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한국 화랑인 아뜰리에 아키는 최근들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최영욱의 달항아리 페인팅과 권능의 고전미술과 현대인의 모습을 세련되게 오버랩한 회화가 반응이 뜨거워 초반매진이 예고되고 있다. 갤러리그림손의 경우도 작년에 이어 참가해 단골고객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올해에도 장수익의 가느다란 전선으로 제작한 카툰 회회는 매진이 예상되고 있다.

2025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등 세계 40여개국에서 100여 곳의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11월 16일까지 개최된다. VIP 개막일과 페어 초반의 세일즈 분위기는 일단 작년 재작년과는 달리 호조세를 보이거 있어 중국 아트마켓도 오랜 침체기를 벗고 반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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